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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9 01:51 - 사몽

9화. 100일의 기적 vs 기절

D 118일째


우선 무럭무럭 잘 자란 우리딸 사진부터 투척하자.



우리 부부는 더위를 못 참는다. 둘다 땀 범벅이된다. 차라리 추우면 껴입기라도 하지 ... 사홍이 와 함께 나는 첫 여름. 더 덥다. 전기세 걱정할 겨를이 없다. 일단 에어콘을 틀지 않으면 죽을거 같다.


50일 이후 사홍인 정말 하루에 0.2mm씩은 크는듯하다. 불과 석달만에 15센티는 큰듯하다. 안아보면 가슴팍에 쏙 들어왔던 아이가 지금은 다리가 쑥 삐져나간다. 붓기도 사라지고 눈빛도 똘망똘망해지고 사물을 제대로 주시한다. 부르면 고개를 돌려 쳐다본다. 내가 개코원숭이 흉내를 내면 소리내서 웃고, 비행기 태워도 무서워하지 않고 좋아한다. 신생아의 어리버리함은 점점 사라져간다. 목은 진작에 가누기 시작했다. 밖에 산책나가면 온통 처음보는 것들이라 그런지 머리를 이리저리 돌리며 구경하기 바쁘다.


울음 소리도 달라졌다. 태어나서는 정말 "응~애 응~애" 하고 울었는데 지금은 돌고래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아직 제대로 앉거나 기지는 못한다. 하지만 곧 온 방을 휘젓고 다닐 기세다. 잠깐 혼자 놔두면 낑낑대며 앉으려고 용을 쓴다. 또는 몸을 비비꼬며 레슬링 그레코로만 하듯이 머리를 이용해 뒤집기를 시도한다. 하다하다 안되면 악쓰며 운다. ㅋㅋ 


점점 아이를 돌보는데 더 많은 체력이 소모된다. 일단 힘이 쎄진다. 더 격렬히 놀고 싶어하고, 더 많은걸 보고 싶어한다. 정말 에너지가 넘쳐 숨돌릴 틈 없이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있어야 한다. 지인중엔 100일의 기적이 있다고 한다. 정말 100일이 딱 지나니까 매일 새벽에 깨 울던 아이가 잠도 잘자고 혼자 바운서에 앉혀도 잘 놀고 한결 돌보는게 편해졌다고 한다. 100일전 우리 부부도 100일의 기적을 기대하며 열심히 둘이 어부바 돌려막기를 하고 있었다. 100일이 지나고 정말 달라지긴 했다. 최소한 우리 부부가 밥먹을 동안은 바운서에 앉아서 참고 기다려준다. 목욕도 한결 편하게 할 수 있고 똥싸면 똥꼬 물로 닦을때도 한결 편하다. 그런데 100일의 기절도 있다. 더워서 그런지 낮잠을 푹자지 못한다. 짜증이 날때면 아주 집이 떠나갈 듯이 운다. 살짝울어도 뭔가 개선되지 않으면 기절할 것 처럼 온 힘을 짜서 운다. ㅋㅋ 자기 울음소리에 놀라 더 울기도 하는데 달래고 나면 온몸의 기운이 방전되고 빤쓰까지 축축히 땀에 젖기도 한다.


똘망똘망하게 분간을 하고 자기 몸을 가눌힘이 생겨 편해지는 100일의 기적도 있지만 가끔씩 부모를 기절시킬만큼 힘들게 할 100일의 기절도 함께 있는 시기이다.


100일의 기적이고 100일의 기절이고 간에... 바로 옆방에서 자고 있는데 잠시 떨어져 있어도 보고싶어진다. 웃는 사진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짜증나는 상황이라도 입이 웃고 있게 된다.


조금 천천히 컷으면 좋겠다. 긴 세월 이 시간이 더 많이 차지했으면 좋겠다. 어떤 사회적 갈등도 필요없는 순수한 이때가 더 오래됐으면 좋겠다. 자고일어나 쏟아지는 뉴스속엔 세상에 살 이유를 찾기 힘들다. 99%의 사람을 개 돼지로 취급하는 세상, 그런 국민이 아무리 죽어나가도 1%의 욕심을 위해 당연시 되는 세상... 그런 세상에 사홍이가 있게 할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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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문병일 2016.11.18 17:58 신고

    이사 견적 후기를 본 김에 글 몇 개 더 보고 갑니다.
    글을 아주 꼼꼼하게 쓰시는군요. 저도 11개월된 딸이 있는데,
    거의...기록하지 않고 살아갑니다. 핸드폰으로 사진만 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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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18 01:34 - 사몽

구글 Tilt Brush


구글의 3D 페인팅 기술 매우 재미지다. 가상공간에 겨울왕국이라도 만들 수 있겠다. 이어지는 기술은 3D 프린트로 현실세계로 끄집어 내는 것일 것이다. 언젠가 포켓몬이 가상이 아닌 현실에서 뛰어다닐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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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18 01:30 - 사몽

'곡성' , 지독한 악몽 같다.

출처 : www.newsfact.kr


'곡성(哭聲)' 많은 으스스한 포스터가 있지만 스크린밖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 사진을 택한 이유는 내가 '쥐 좃만한 간댕이'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밝게 웃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을 보며 '영화일 뿐이야~'라고 스스로 안도한다.


패러디 B급 영화처럼 온갖 괴기가 짬뽕되었다고 편히 팝콘먹으면서 볼 생각은 접는게 좋을 것이다. 많은 스포성 글들이 쏟아질만하다. 사실 스포라곤 하지만 역시 추측과 이야기에 대한 '의심'에 불과하다. 일단 나감독의 승이다. 스크린이 꺼진 후에도 관객은 여전히 산속을 헤매게 된다. 생각을 되짚어 볼 수록 종구를 지배했던 악마를 부르는 건 아닐지 겁이 덜컥난다.


'곡성(哭聲)' 은 밤의 어둠을 의지하지 않는다. 밤인지 낮인지도 사실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엔딩이 모든게 종구의 지독한 가위눌림이었다고 해도 될 만큼 지독히 무섭지만 개연성이 없다. 그래~ 악몽같다. 꿈을 깨면 꿈이 앞뒤가 들어맞지 않지만 꿈속에서는 모든게 말이된다. 그래서 나의 관람평은 '지독한 악몽 같다' 이다.


영화를 굳이 이성적으로 이해해 보려 했다. 쉽지 않다. 그래서 둘로 쪼갰다. 한집 한집에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사건들을 하나. 그 주변 인물들을 또 하나. 집집마다 한명이 미쳐 가족을 몰살한다. 살인자는 사람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독히 미치거나 귀신이 씌었다. 아니면 정체불명 좀비 바이러스에 간염됐을 수도 있다. 그 사건을 두고 주변 인물들이 부산하게 움직인다. 사실 영화속 사건을 제외한 인물들의 행동은 사건과 전혀 관계 없을 수 있다. 


'의심' '미끼'


어렸을 적 밤 골목을 걸을때 문득 '뒤에서 뭔가 쫏아오나?' 하고 의심이 들면 갑자기 진짜처럼 느껴지고 막 뛰어서 집에 들어가곤 했다. 골목엔 아무것도 없다. 없었을까? 사실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른다. 나를 뛰게 한 것은 '의심' 때문이다. 결국 난 뛰었고 성공적으로 피했다. 의심으로 시작해 날 쫏는 무언가는 존재하는 것이됐고, 난 뜀박질로 피한것이다. 결국 날 쫏는 무언가는 내가 만들어낸 것이고 있었다.


곡성(哭聲)도 모든것이 종구가 창조한 현실같다. 그래서 온갖 괴기가 난립해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 악몽이니까.


이 영화가 지독하게 무섭게 느껴지는건 우리 모두 격었던 일이기 때문은 아닐까? 어렸을 적 캄캄한 골목을 미친듯이 뛰며 뒤돌아 봤을 때 아무것도 없었던게 아니라 ..... 그것이 있었다고 나홍진 감독이 짓궂게 들춰낸듯하다.


으~~~ 된장 ㅠㅠ 무서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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