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2008)


제목 :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감독 : 데이빗 핀처
주연 : 브래드 피트(벤자민 버튼), 게이트블랑쉐(데이시)
조연 : 타라지 P.헨슨(퀴니), 자레드 해리스(캡틴 마이크), 틸다 스윈튼(엘리자베스 애봇), 줄리아 오몬드(캐롤라인)



이 영화의 이야기 주인공 벤자민은 인생을 거꾸로 살진 않는다.
누구나 겪게되는 인생의 순서를 똑같이 거치지만 다른 점이라면 죽기직전의 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져 아기가 되어 죽을 뿐이다.
영화 제목 "거꾸로 흐르는 시간"은 맞지 않다. The Curious Case ~ 기이한 사건, 벤자민에 생긴 기가막힌 이야기가 옳다. (난 시간 자체가 거꾸로 가는 줄 알았다능~)
쉽게 궁금증과 관심을 끌 수 있는 한글제목은 영화를 제대로 이해시키려는 의도 보다는 상업적인 의도가 짙다고 봐야 할 것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당연히 얻고 누려야 하는 것이 벤자민에겐 언제나 높은 벽이다. 어려서 뛰어놀고, 사춘기에 사랑을 하고, 미래에 대해 무모한 도전 그리고 중년, 황혼기의 안정된 삶이란.. 누구나 겪을 것만 같은 삶이 벤자민에게 하나의 도전과제일 뿐이다.
죽은 몸을 뒤집어쓰고 태어난 벤자민은 늙어가며 느끼는 육체의 고통을 느끼지는 못했을 것이다. 아니.. 90먹은 노인의 몸이지만 건강한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에겐 그저 현실의 아픔일 뿐 마음의 고통은 없었다고 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늙어가며 생기는 정신적 고통이 육체적 고통보다 클테니깐..


영화에서 벤자민은 어릴때 늙은 몸을 이끌고 끌어오르는(?) 열정을, 많은 경험을 통해 소화해 간다. 육체적인 한계는 한계일뿐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듯 그는 천천히 할 수 있는 것을 해 나간다. 다른 이들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엔 크게 관심이 없다. 스스로에게 주어진 것을 스스로의 판단으로 풀어나갈 뿐... 오히려 그는 세상이 정해놓은 룰에서 벗어날 수 있어서 진정한 자유를 만끽한 행운아 일지 모른다.

그렇다. 세상이 정해놓은 선, 우리가 알고 있는 규율, 우리가 알고 있는 도덕.. 이런 것들이 진실일까? 우리가 늙어가며 스스로 구속 속으로 뛰어드는 건 아닐까? 세상에서 말하는 바람직한 삶을 살려고 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자유로운 삶의 기회를 걷어차는 것 이다. 

영화속 여주인공 '데이시'는 벤자민의 영원한 연인으로 나온다. 벤자민의 하나뿐인 사랑 '데이시' ...
그러나 데이시의 진짜 역할은 눈물겨운 벤자민과의 사랑이 아니라.. 벤자민과 같은 연령으로서 정방향 인생과 역방향 인생의 대비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인생의 중간에서 그들은 절정에 이른 사랑을 나누게 되고 어려서는 벤자민이 데이시를 보살피고 늙어서는 데이시가 벤자민을 보살핀다. 정말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저렇게 살 수만 있다면 ....

벤자민의 기인한 인생에서 에너지를 얻거나 주는 조연들을 살펴보자.


벤자민의 태어나며 어머니를 잃게된다. 어울리는 설정이다. 90 노인을 자식으로 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영화에서 벤자민의 진짜 어머니는 죽고 아버지는 벤자민을 버린다. 벤자민을 정해진 인간의 삶을 살게 끔 강요하는 진짜 부모보다.. 벤자민을 한 인격으로 존중해 줄 새로운 부모가 필요했던 설정같다. 아마 진짜 부모가 벤자민을 키운다면.. 스토리 자체를 진행하기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 퀴니(어머니역)는 그런 독특한 부모의 역할을 충실해 해 낸다. 과거에 얽매일 필요도 없고 늙은 괴물같은 아이를 낳은 자책감에 시달릴 필요도 없이.. 벤자민 그 자체를 사랑하는 부모이다. 훗날 벤자민이 그의 딸 케롤라인에게 자신이 아닌 다른 부모를 찾아주는 것도 자신의 생부와 퀴니에게서 배운건 아닐까?

벤자민에게 첫 직업과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선장 마이크, 마이크는 예술가가 되지 못한 자신의 어리석었던 소시적의 결정을 벤자민에게 들려준다. 그래서인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서 벗어나기 보다는 그 속에 웅크리고 발부둥치며 살고 있다. 선장은 잠수함을 향해 돌진하며 마지막 자신의 삶에 대해 원한 맺힌 저항을 한다.

벤자민의 밤의 연인 애봇, 애봇 또한 자신의 꿈을 고이접어 마음 한켠에 담고 사는 여자이다. 공직자 남편을 따라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원했던가를 잊고 산 아름다운 여자. 그 여인은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이들이 모두 잠든 밤에 벤자민을 만난다. 벤자민의 육체의 늙음과 정신의 젊음은 그녀에겐 더 할 수 없는 안도감을 안겨주고 벤자민에게서 마음속 철창안에 응어리져 있는 뜨거운 그것을 다시 꺼낼 수 있는 열쇠를 얻는다.


아직 책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책을 읽어볼 생각이다. 좀 더 깊은 벤자민의 자유가 책속엔 있을 것 같다.
벤자민의 인생을 다루기엔 160여분이 너무짧다.

내가 영화에서 알게된 벤자민은 최고의 행운아 이다.

나의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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