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정치인?

26일 금요일.. 김연아의 금매달 도전이 있는 날.
아침 눈 뜨면서부터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회사에 출근해 눈치를 보며 DMB로 김연아의 연기에 빠져 있었고 금매달 소식에 정말 가슴이 뿌듯했죠. 한국은 온통 김연아 물결이 되었습니다. 공중파는 물론 인터넷을 포함한 모든 매체는 김연아를 빼고 쓸 기사가 없는듯 김연아 소식을 쏟아 냈습니다.

같은 날.. MBC 사장이 친정권 인사로 교체되었습니다.
김연아와 올림픽 소식외 MBC 사장의 교체된 것을 알리는 곳은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였습니다.

MBC 사장의 교체.. 무얼 의미할까요? 항간에서는 현정권의 언론장악 마무리 작품이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논리적으로 이 문제를 누군가에게 조리있게 설명하고 잘못되었다고 설득할 능력이 내겐 없습니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제대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우리의 눈과 귀 역할을 할 언론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순 없을 것 같습니다.

과거를 한번 둘러보았습니다.
어렴풋이 전두환이 그토록 애지중지 했던 프로야구, 올림픽이 떠 올랐고 그때의 자료를 훑어 보며 스포츠는 모든 이에게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정치인에게는 권력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걸 알았습니다.

어떨때 스포트가 정치적으로 이용될까요?
주로 희망이 필요할때, 결집이 필요할때, 관심을 돌리고자 할때 이용되더군요. 나쁘게 말하면 정치적 마약이 스포츠일 때가 있었습니다. 현실의 고통을 잊고 희망을 꿈꾸게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습니다.

스포츠 대통령(경향신문-1982.2.13)
3S 정책, 스포츠 대통령 전두환을 아는시나요?
3S 란 "Sports, Sex, Screen"을 의미합니다. 12.12 신군부의 정권장악과 5.18 광주항쟁을 거치며 당시 국민의 극도의 불안감과 전두환정권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극에 달했다고 합니다. 정권은 무서운 집념으로 언론을 통재하고 어떠한 정치적 발언도 통재하지만 뜻처럼 쉽진 않았을 겁니다. 전두환은 필요했습니다. 국민의 관심을 돌리고 현실과 틀리더라도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했죠. 그때 쓴 정책이 바로 3S 였습니다.

기업을 압박해 프로야구를 창단하도록 하고 달랠길 없는 답답함과 한을 품은 국민은 프로야구에 푹 빠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지역감정은 더욱 고조되고 전두환은 그때 부터 스포츠 대통령으로 광주의 피묻은 탈을 희망을 주는 대통령의 탈로 바꿔나갔습니다.

프로야구의 관심이 적중하며 억압했던 규제를 완화해 나갔습니다. 통금해제, 학생 두발, 복장의 자유 등등~ 그런데 규제를 완화함과 동시에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국민에게 애로영화와 포르노를 선사했습니다. 칼라TV와 VTR의 보급 그리고 정치적성향, 어두운 사회현실은 철저히 배제된 애로영화가 판쳤다고 합니다.

전두환의 역작 88올림픽... 그는 올림픽을 통해 제 집권을 꿈꿨습니다. 물론 올림픽을 통해 발전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엄청난 눈물의 댓가였습니다. 성화가 지나가는 도로변 가건물이란 이유로 철거되고 그들은 땅굴을 파서 성화가 지나갈때 까지 지내야 했던 이도 있었다고 합니다. 서울의 더러운 모습을 깨끗함으로 바꾸기 위해 빈민가를 강제철거하고 무허가 건물을 때려부수고 그 땅을 건설사에게 줘 건설사는 1000배가 넘는 이익을 보장받고 개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 당시 정권의 비호아래 건설경기는 호황을 누렸고 현 이명박 대통령은 현대건설 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에고.. 얘기가 길어지네요...

이제는 말할 수 있다.(MBC-95회)
옛날 일을 찾던중 MBC (지금은 종영됐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에서 전두환이 스포츠를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했는지 낫낫히 까발긴 내용이 있더군요. 꽤 지난 프로인데 지금 보게되니 웬지 지금도 그 공식은 정치적으로 매우 유용하고 쓸모있는 공식이란 생각이 들고, 그 공식의 위력을 현 정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을까 합니다. 혹시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URL 남김니다. 링크가 안되시면 MBC 사이트에서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95회"를 보시면 됩니다.

방송링크 바로가기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제 추측이지만 올림픽의 관심 정점에 맞춰 MBC 사장을 교체한 것을 보면 우리나라 정치인은 정말 스포츠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이러니 하게도 ... 전두환 정권 프로야구 창단에 MBC도 참여하고 스포츠 관심을 업고 성장합니다.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전두환 정권을 낫낫히 고발하는 늠늠함도 보이지만 이제는 스포츠의 관심 아래 사장이 교체되었습니다.

당신의 관심이 한 곳에 집중되어 있을때.. 혹시 소중하게 지켜야 할 것들이 외면속에 사라지지는 않는지 돌아볼 여유가 우리에게 있었으면 합니다.